티스토리 뷰

href="/category/%EC%86%90%ED%95%B4%EC%82%AC%EC%A0%95%20%EC%9D%B4%EC%95%BC%EA%B8%B0">손해사정 이야기

손해사정서 절차와 의료자문 통제 기준 — 보험업법 손해사정 실무 가이드 (2026)

배승휴팀장 2026. 5. 1. 14:54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손해사정사가 보험사와 일하는 절차는 자유 협상이 아닙니다. 보험업법, 보험업감독규정, 의료자문 표준내부통제기준이라는 세 겹의 틀 안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이 글에서는 다음 두 가지를 정리합니다.

  • 독립손해사정사가 보험사에 손해사정서를 제출한 뒤, 보험사가 다른 의견을 낼 때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
  •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의뢰할 때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통제 기준은 무엇인지

일반 소비자가 "보험사가 의료자문 결과 들고 와서 부지급 통보했어요" 했을 때, 그 뒤에 어떤 절차적 권리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1. 손해사정사의 업무 범위 — 보험업법 제188조

손해사정사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보험업법 제188조는 손해사정사의 업무를 다섯 가지로 한정합니다.

  1. 손해 발생 사실의 확인
  2. 보험약관 및 관계 법규 적용의 적정성 판단
  3. 손해액 및 보험금의 사정
  4. 위 업무와 관련된 서류의 작성·제출 대행
  5. 위 업무 수행과 관련된 보험회사에 대한 의견의 진술

여기에 "보험금 합의 대리"나 "보험금 절충"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같은 법 제189조 3항에서는 손해사정사의 금지행위를 명시하면서, 보험사·보험계약자 사이에서 합의나 절충을 시도하는 행위가 변호사법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실무·판례에서 일관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손해사정사는 "손해사정서"라는 문서를 통해 보험사와 의견을 교환하는 직군입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합의 금액을 깎거나 올리는 역할이 아니라, 약관·법규·의학적 근거에 기반해 보험금을 산정하고 그 산정의 정당성을 문서로 증명하는 역할입니다.


2. 손해사정서 제출 이후의 절차 — 보험업감독규정 제9-21조

보험업감독규정 9-21조

독립손해사정사가 손해사정서를 보험회사에 제출하면, 보험회사는 두 가지 중 하나의 반응을 합니다.

2-1. 그대로 인정하는 경우

산정 내용에 다툼이 없으면 보험회사는 손해사정서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이 경우 추가 절차는 없습니다.

2-2. 보정을 요청하는 경우

보험회사가 손해사정서의 일부 또는 전부에 동의하지 않으면, 손해사정사 또는 보험금청구권자에게 "보정 요청"을 합니다.

이때 손해사정사가 취할 수 있는 대응은 두 가지입니다.

① 손해사정서 보정

보험회사 의견을 반영해 손해사정서를 다시 작성·제출합니다.

② 정당성 의견서 제출

기 제출한 손해사정서가 정당하다는 의견과 근거를 작성해 서면으로 제출합니다.

실무에서 의미 있는 건 ②번입니다. 보험회사의 보정 요청에 그대로 따르는 게 아니라, 약관 해석·의학적 근거·판례 등을 들어 손해사정 결과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의견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보험회사는 의견서를 접수하면 지체 없이 보험금을 심사·지급해야 합니다. 또한 정해진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다시 보정 요청을 할 수 없습니다. 보험회사가 무한정 보정 요청을 반복해 절차를 지연시키는 행위를 막기 위한 규정입니다.

예외 사유는 의견서 내용이 부당하다는 객관적이고 명백한 반증이 있는 경우 등으로 한정됩니다.


3. 의료자문이 들어왔을 때의 통제 기준

의학적 판단이 쟁점이 되는 사고에서 보험회사가 자주 활용하는 절차가 의료자문입니다. 보험회사가 의료법 제3조에 따른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 소속 전문의에게 의학적 소견을 구하는 행위입니다.

의료자문이 보험금 부지급·삭감 수단으로 남용된다는 비판이 지속되자,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는 2021년 「의료자문 표준내부통제기준」을 마련했습니다. 강제 법령은 아니지만 협회 자율규제로 모든 보험회사가 자체 내규에 반영해 사실상 의무적으로 따르고 있습니다.

3-1. 표준내부통제기준 핵심 6가지

① 의료자문 결과만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 거절·지연 금지

자문 결과 외의 종합적 판단이 요구됩니다.

② 의료자문은 부지급·삭감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아야 함

보험회사 스스로 남용 방지 의무를 집니다.

③ 자문의 자격 요건

의료법 제3조에 따른 의료기관 소속 전문의 또는 이에 준하는 경력이 있는 자에 한정됩니다. 2024년 보험개혁회의에서는 의원·병원 진료 건은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전문의에게 자문하도록 제한 강화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④ 의료자문 절차 설명 의무

보험회사가 의료자문을 의뢰할 경우 의뢰 사유, 의뢰 내용, 자문 시 제공한 자료 내역, 자문 의견, 자문기관까지 보험계약자에게 설명해야 합니다(보험업감독규정 제4-35조의2 11항).

⑤ 자문 결과 부동의 시 제3자 의료자문 가능

아래 3-2 항목에서 별도 정리합니다.

⑥ 의료자문관리위원회 운영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 보험금 지급심사 담당 임원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자문 적정성을 심의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3-2. 제3자 의료자문 — 모르는 소비자가 많은 절차

보험회사가 의뢰한 의료자문 결과에 보험수익자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의료법 제3조에 따른 종합병원 소속 전문의 중 보험회사와 함께 정한 제3자에게 추가 자문을 의뢰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자문 비용은 보험회사가 전액 부담합니다. 이 절차의 가능성은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감액·부지급하는 단계에서 보험계약자에게 설명해야 합니다(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2020년 금감원이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을 통해 제3의료기관을 통한 추가 의료자문 절차를 설명의무 대상에 포함시킨 배경은 분명합니다. 의료자문이 보험금 지급 거절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속적 비판과 자문의 편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보험사가 1차 의료자문과 제3자 의료자문 동의서를 한꺼번에 받는 관행이 문제로 지적돼 왔습니다. 둘은 본래 독립된 절차이며, 1차 자문 결과 부동의 시 절차 보장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 제3자 의료자문입니다.


4. 절차를 정리하면

STEP 1. 독립손해사정사 손해사정서 제출

STEP 2. 보험회사 검토 → 인정 또는 보정 요청

STEP 3. (보정 요청 시) 손해사정사가 보정 또는 정당성 의견서 제출

STEP 4. 보험회사 의견서 접수 → 지체 없이 심사·지급 (예외 사유 외 추가 보정 요청 불가)

STEP 5. (의료자문 쟁점 시) 표준내부통제기준 준수 여부 확인

STEP 6. (1차 자문 결과 부동의 시) 제3자 의료자문 요청, 비용은 보험사 부담

이 절차는 대부분 손해사정 단계에서 종결됩니다. 의견서·자료가 충분히 쌓이고 통제 기준 준수 여부가 확인되면, 보험회사도 일방적인 부지급·삭감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5. 일반 소비자가 알아두면 좋은 포인트

이 글의 절차를 보험계약자가 직접 다 챙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다만 다음 세 가지는 기억해 둘 만합니다.

  • 보험회사가 손해사정서·의견서에 보정을 요청해도, 손해사정사 측이 정당성 의견서로 응대할 수 있고 보험회사는 무한 보정 요청을 할 수 없다.
  • 의료자문 결과만으로는 보험금을 부지급·지연할 수 없으며, 자문 의뢰 사유·내용·기관·의견은 보험계약자에게 설명되어야 한다.
  • 1차 의료자문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제3자 의료자문을 요청할 수 있고, 비용은 보험회사가 부담한다.

보험회사 통지 한 장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뒤에 절차적 권리가 남아 있고, 보험회사도 지켜야 할 통제 기준이 있습니다.

이 절차 안에서 손해사정서·의견서를 작성하고 자료를 정리하며 통제 기준 준수 여부를 짚는 것이 손해사정사의 실무입니다. 검토가 필요하시면 아래 명함으로 연락주세요.

엘리트손해사정법인 배승휴 팀장


참조

  • 보험업법 제188조 (손해사정사 업무 범위)
  • 보험업법 제189조 (손해사정사 의무 및 금지행위)
  • 보험업감독규정 제9-21조 (손해사정서 보정 절차)
  • 보험업감독규정 제4-35조의2 (보험계약 중요사항 설명의무 — 의료자문 관련)
  •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제3자 의료자문 절차)
  • 「의료자문 표준내부통제기준」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 2021)
  • 금융위원회·금감원 보험개혁회의 자료 (2024)
링크